[황당상식여행] 홍콩을 왜 ‘향기 나는 항구’라고 부를까?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이자 동서양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 홍콩. 이 도시의 이름에는 의외로 향기와 관련된 역사가 담겨 있다. 홍콩(Hong Kong)은 한자로 ‘향항(香港)’이라고 쓰며,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향기 나는 항구’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홍콩은 이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

 

홍콩이라는 지명의 유래는 ‘침향(沈香, Agarwood)’이라 불리는 향나무와 깊은 관련이 있다. 침향은 나무에 상처가 생겼을 때 생성되는 수지가 오랜 시간 굳어 형성되는 매우 귀한 향목으로, 불에 태우면 깊고 은은한 향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예로부터 중국 황실과 사찰, 귀족 사회에서는 침향을 향료나 약재, 제례용으로 사용했으며 그 가치가 매우 높았다.

 

명나라와 청나라 시기 중국 남부 지역에서는 이러한 침향이 활발히 거래되었는데, 특히 광둥 지역과 현재의 홍콩 일대가 향나무 무역의 중요한 거점 역할을 했다.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에서 채취된 침향이 이 항구로 모여들었고, 다시 중국 내륙이나 다른 지역으로 운반되었다.

[사진: 홍콩의 야경, gemini 생성]

당시 항구 주변에는 향나무를 실은 배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었고, 나무에서 풍기는 향기가 바다 바람을 타고 퍼져 항구 주변을 감쌌다고 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곳을 ‘향기가 나는 항구’라는 뜻의 ‘향항(香港)’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이 이름이 이후 지역 전체를 가리키는 명칭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홍콩 섬 남쪽에 위치한 애버딘(Aberdeen) 일대의 작은 어항은 과거 향나무 거래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일부 학자들은 이 지역에서 사용되던 ‘향항’이라는 이름이 점차 확대되어 오늘날 홍콩 전체를 의미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또한 홍콩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무역의 흔적을 넘어 동서양 교역의 역사를 상징하기도 한다. 19세기 이후 영국의 식민지로 편입되면서 홍콩은 국제 무역과 금융의 중심 도시로 성장했지만, 그 이름 속에는 여전히 과거 향료 무역 항구의 기억이 남아 있다.

 

오늘날 홍콩을 떠올리면 빽빽한 마천루와 화려한 야경, 활기찬 항구 풍경이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이 도시의 이름 속에는 수백 년 전 바다를 오가던 상선과 향나무 무역의 역사가 담겨 있다.

 

결국 홍콩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향기로운 나무에서 시작된 무역의 역사와 문화의 흔적을 간직한 상징적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현대적인 도시의 이미지 뒤에는 바다 바람과 함께 퍼지던 ‘향기의 항구’ 라는 옛 기억이 조용히 남아 있는 것이다.

 

 

 

작성 2026.03.12 00:29 수정 2026.03.12 00:37

RSS피드 기사제공처 : 라이프타임뉴스 / 등록기자: 박준용 정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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